프라우엔 교회를 지나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길 끝자락에 있는 Kutscher schanke.  브륄의 테라스에서 도보 3분.


독일어 Kutscher는' 마부'라는 의미, 가게 이름답게 내부는 마차나 말과 관련된 소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 주소 : Münzgasse 10, 01067 Dresden, 독일

* 운영 시간 : 10:00~24:00 월~목, 일 / 10:00~01:00 금~토



구글 평점이 높은 만큼,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늦은 점심시간이라 테이블은 여유있었다. 대체로 손님응대가 불친절하다 또는 느리다는 블로그 글이 많았는데 난 괜찮았다. 애초에 유럽 음식점 종업원의 친절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고, 1시간 이상씩 느긋하고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음식 문화를 나도 현지인처럼 즐기고 싶었다. 


돼지고기 소시지(Boiled belly pork and small grilled sausage - 11.90유로) 와 감자 오믈렛(6.90유로)

그리고 생맥주 4잔 29.6유로 



독일 맥주는 정말 정말 맛있다. 동유럽 여행 중 이곳에서 마셨던 생맥주가 최고였다.

 

안주로 시켰던 삼겹살과 소시지 - 돼지고기는 두툼하고 부드러운 보쌈, 그리고 소시지는 피순대 느낌이었다. 소시지는 보기보다는 냄새가 심하진 않았으나 날 것 그대로의 식감이다. 가공육, 제품에 익숙한 나는 소시지가 특이하긴 했지만 맛있게 먹지는 못했다. ㅠ


감자오믈렛은 맛있었다. 중간 중간 씹히는 양파의 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부드럽고 단백했다. 



어마어마한 맛집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정도의 맛에 이 정도의 가격, 그리고 서비스, 적당하다고 생각했음. 

남편과 이러저런 수다도 떨고, 테라스에서 손님이 남긴 자그마한 하얀색 빵 한 조각으로 요기하는 참새도 구경하고, 몇 차례 급작스럽게 내린 소나기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벽에 걸린 안장과 등자, 식당 안 내부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면서 1시간이 넘도록 여유롭게 반주를 즐겼다.  



무조건적인 과잉 친절 서비스가 익숙해진 한국인에게는 유럽 음식점의 손님응대가 당황스럽고 불쾌할 수 있겠지만. 일종의 피해망상 또는 조건반사처럼 머리 속을 지배하는 동양인 비하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이 곳의 문화도 이해가 된다. 종업원의 입장에서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서도 인간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직원도 마음 속으로 내가 노예인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욕나오지 않고, 서비스 받는 고객도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서비스. 음식 맛있고 깨끗하면 되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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