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오후 6시가 좀 안되는 시간에 도착했고 다행히 예약없이도 입장이 가능했다. 


* 운영 시간 : 11:00~01:00 / 연중무휴



500년 넘는 전통있는 레스토랑이고 베토벤, 브람스, 모짜르트등 유명인 사인도 볼 수 있다고 있다. 하지만 유명인의 사인이 있는 방은 예약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 우린 아쉽게도 그 방에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ㅠ 


예약은 아래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음. 유명인의 사인이 있는 방은 마크트웨인(Mark Twain) 룸이다. 

http://www.griechenbeisl.at/page.asp/lang%3Den%2Czh%2Cja/24.htm?_lang=en



오랜 세월을 대변하듯 아기자기한 골동품이 레스토랑 곳곳에 전시되어 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  


슈니첼과 굴라쉬, 그리고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 한 잔씩 총 43.5유로. 

레스토랑 메뉴판을 보면 유럽 안에서도 또 다른 나라로 이동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차로 불과 4시간 떨어진 가까운 곳이지만 프라하와 빈의 물가 차이는 엄청나다. 







슈니첼은 얇게 튀긴 돈까스와 비슷하다. 소스없이 레몬즙을 뿌려서 먹는다. 얇게 튀긴 고기라서 느끼하지 않고 바삭하고 담백했다. 

굴라쉬는 얼큰해서 해장용으로 안성맞춤. 스프 속 큼직한 고기와 매콤한 고추는 궁합이 잘 맞는다. 거의 마시다시피 흡입했다. 

고풍스러운 식당 분위기와 친절한 고객 응대, 음식도 깔끔하니 맛있었다 :) 


좋아요 추천이 더 이상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너무나 유명한 레스토랑. 600년에 가까운 수많은 세월을 버텨낸 전통있는 레스토랑이니만큼 분명 그 나름의 비결이 있는 것 같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방문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식당이다. 


그리헨바이슬 레스토랑을 기점으로 기분좋게 빈 여행을 시작했다. 왠지 느낌이 좋다. 


 



 



하벨시장을 구경하고 나서 들른 콘비크트. 




* 주소 : Bartolomějská 11, 110 00 Staré Město, 체코

* 운영시간 : 12:00~04:00



점심시간이 지난 3시쯤 입장. 웨이팅 없었고 가게 안은 한산했다. 낮술 즐기는 현지인 위주로 몇 테이블만 채워져 있었다. 


콜레뇨(Koleno), 생맥주 4잔 팁 포함 총 500코루나 





콜레뇨는 생각보다 금방 나왔고(10분 내외) 양이 어마어마하다. 살짝 무식한 느낌도 들고 영화 황해가 갑자기 떠오름 :) 

육즙 풍부, 고기가 부드러웠고 잡내 없음. 고추와 피클이 느끼함을 적당히 잡아준다. 보쌈과 족발 사이 어느 지점.   

두 명이라면 안주는 콜레뇨 하나만 시켜도 충분하다. 시간이 애매해서 그런지 옆 테이블 외국인 손님들은 안주없이 맥주만 몇 잔 즐기기도 했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콜레뇨를 맛보지는 못해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내 기준에는 중간 이상. 콜레뇨 맛도 좋았고 분위기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자리가 많이 남아서 우리는 매장 안쪽 6인용 테이블에 널찍하게 앉아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고기안주와 생맥주로 기분 내는데 500코루나라면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 

 

프라하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비투스 대성당. 아침 일찍부터 트램을 타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올라와서 입성했다.  



* 비투스 성당 운영시간 : 09:00~17:00 월~토 / 12:00~17:00 일 

* 입장료 : A코스 340코루나 / B코스 250코루나 /  C코스 350코루나

* 코스별 입장지

- A코스 : 성비투스 성당, 구왕궁, 성 이르지 교회, 황금소로, 상설전시관, 화약탑, 로젠베르크 궁

- B코스 : 성비투스 성당, 구왕궁, 성 이르지 교회, 황금소로

- C코스 : 성비투스 성당, 프라하성 회화관


가방, 옷 검사를 마치고 프라하 성에 일단 들어간 후에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프라하 성당 외관은 프라하 성에 입장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우리는 B코스 티켓으로 구매. 



하루 전부를 이곳에서 보낼 생각이라서 아침 10시도 넉넉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근데 도착하고 보니 비투스 성당으로 이어진 줄이 너무 너무 길었다. 성당을 둘러싸고 길게 늘어진 줄을 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근처 레스토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맥주 마시고 놀다가 오후 2시가 넘어서 다시 갔다. 

오전보다는 한가한 편이었고 줄 서지 않고 바로 입장. 



성비투스 성당의 기원은 9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헤미아 국왕 바츨라프가 기증받은 성 비투스의 팔을 보관하기 위해 최초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다. 이후 카를 4세 치하 1344년부터 약 600년 간의 시간과 여러 사람의 공을 들여 현재의 비투스 성당 모습으로 완성된다. 


몇 세기에 걸쳐 지어진 건축물인 만큼 다양한 건축양식을 구경할 수 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양식이 하나의 건축물에 조화롭게 반영되었다. 




관광지에 따라서 또는 여행 성수기에 따라서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오전에는 주로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온다.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헛되이 시간을 소비하게 되고 막상 입장을 하더라도 단체 관광객에 휩쓸려 제대로 사진 찍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건 너무 시끄럽다는 점이다. 조용히 성당 내부와 조각을 감상하고 싶다면 오후에 들어가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아니면 티켓 내에 포함되어 있는 다른 곳을 먼저 보고 맨 마지막에 성당을 관람해도 괜찮을 듯. 


성당 내부









성당 안에 있는 네포무크의 묘. 은 2톤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반짝이는 은빛과 화려하고 정교한 조각에 압도된다. 

성당 안에서 제일 인기있는 관람포인트인 것 같다. 이 곳에 사람이 제일 많이 몰려 있었다. 




프라하 성당 측면







황금소로 가는 길




황금소로에서 나오면 성벽 너머로 보이는 프라하 풍경







그림같은 풍경을 보기위해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프라하에 오는가 싶을 정도로. 오밀 조밀하게 모여있는 빨간색 지붕이 인상적이다. 프라하 성 위에서 보이는 전경은 정말 너무 이쁘다. 더이상 무슨 말로 포장해야 될지 잘 모르겠지만 프라하는 정말 이쁜 동네다.  


프라하 성을 나와서 스트라호프 수도원 브루어리에서 맥주를 마셨다. 프라하 성을 나와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린다. 

여행 오기 전에 사전 조사하면서 찾아봤던 레스토랑은 사람이 다 많았다. 근데 여긴 특히 더 그랬다. 가게 내부, 외부 할 것 없이 만석이다. 



* 주소 : Strahovské nádvoří 301/10, 118 00 Praha-Hradčany-Praha 1, 체코

* 운영시간 : 10:00~22:00 (연중무휴)



우린 야외 테이블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합석했다. 일행이 한 테이블을 전부 차지하고 앉을 수 있는 5~6명 정도가 아니라면 합석은 불가피할 것 같다. 야외 테이블에서는 흡연 가능함. 합석한 손님이 담배를 피우면 담배냄새 때문에 음식 맛이며 맥주 맛이 덜할 것 같다. 다행히 우리와 합석한 손님은 노부부였음. 우리 테이블 앞쪽에서 흡연하는 고객이 있었는데 옆에서 식사를 했다면 꽤 신경이 쓰였을 듯.


종업원 응대는 이번 동유럽 여행에서 가장 최악이었다. 내 기대치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워낙 많아서 그런건지.

가게 들어가도 본체 만체하고 뒤에 온 사람이 빈자리 먼저 앉아버리고 응대 느리고 계산도 실수하고 암튼 우리 테이블 담당 종업원은 팁을 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앰버라거와 IPA를 한잔씩 총 4잔. 300코루나 

배도 별로 고프지 않고 응대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안주는 따로 시키지 않았다. 우리처럼 맥주만 드시는 분도 많았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불쾌한 응대에도 불구하고 갔음. 속상한 건 맥주가 너무 맛있었다는 점ㅠ 

청량감 좋고 맥주향이 은은하면서도 풍부하고 맛있는 라거맥주였다. 앰버라거 강추.   

맛있는 맥주를 들이키면서 여독을 풀었다. 


 I.P. Pavlova역 근처. 주말은 낮 12시 오픈인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한참 길가를 서성거렸다. 

관광지 근처 맛집은 사람 많고 줄서야 되고 고객 응대가 느림. 이번 식사는 구시가지에서 좀 떨어져 있는 스테이크 집으로 결정. 



* 주소 : Rumunská 15, 120 00 Vinohrady, 체코

* 레스토랑 운영시간 : 11:00 ~ 23:00 월~금 / 12:00~ 23:00 토 / 12:00~22:00 일 



돼지고기 안심 스테이크와 소고기 스테이크 200g(크리미치즈소스, 후렌치후라이) 고기친구 맥쥬 4잔 800코루나 


  



개인적으로 소고기 스테이크도 맛있었지만 돼지고기 안심 스테이크가 더 좋았다. 돼지고기 한 조각에 곁들여진 고추를 한 입 베어물면 케미가 폭발한다. 알맞게 잘 구워져서 육즙도 적당하고 촉촉하니 따뜻하고 부드럽다. 고기 잡내없고 퍽퍽하지 않음. 이번 동유럽 여행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는 스테이크였다.  


주말 오픈 시간에 맞춰가서 그런지 낮술 즐기는 외국인 커플 한 테이블과 우리, 이렇게 두 테이블만 있었다. 종업원은 단 한 분이었고(영어를 전혀 못 하셔서 검지 손가락으로 주문 완료 ㅎㅎ) 주문을 하고 나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큰 맥주를 한 잔씩 비웠다. 주문이 제대로 된건지 종업원이 잘못 이해했나 아님 깜빡한건가 그러기에는 손님이 너무 없는데 하면서 ㅎㅎ 머리속이 물음표로 온통 가득 차 있었던 한 시간. 그래도 우리는 종업원에게 재촉하지 않기로 하고 꿋꿋이 앉아서 맥주를 홀짝거리며 기다렸다. 어짜피 대화가 통할 것 같지도 않았음.    


관광지와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이쪽 구역은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한국사람도 없었음. 음식을 다 먹고 나서 손님이 들어오긴 했는데 현지인 같았다. 오픈할 때부터  문 닫을 때까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구시가지 레스토랑에 지쳤다면 한 번쯤 방문하기 좋은 식당이다. 음식을 기다릴 수 있는 끈기와 참을성만 있다면.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구시가지 어느 맛집보다 분위기 괜찮고 음식도 훌륭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자 보헤미아의 국왕이었던 카를 4세의 통치하에 블타바 강 위에 세워진 다리. 



비투스 성당을 설계한 건축가 페터 파를러에 의하여 착공, 15C초에 완성되었다. 카를교는 중세 건축물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며 1841년까지 구시가지와 프라하성을 잇는 유일한 다리였다. 


카를교에는 좌우 15개씩 총 30개의 성인상이 있는데 모두 복제품이다. 진품은 프라하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함. 



한낮에는 상인과 관광객으로 북새통





카를교 맞은 편으로 보이는 비투스 성당. 








카를교와 비투스 성당이 함께 보이는 야경. 아쉽게도 카메라가 다 담아내지 못한다. 눈으로 직접 보는게  아래 사진보다 선명하고 밝고 이쁘다. 정말 백문이 불여일견인가보다. 



야경을 찍으려면 적어도 밤 10시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아래 사진은 밤 10시 30분쯤 찍힌 사진임. 길거리 소시지도 사먹어 보고 벤치에도 앉아봤다가 이 골목 저 골목 열심히 돌아다녀도 해가 지지 않는다. ㅠ

기다리다 기다리다 우린 만신창이가 되서 근처 레스토랑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고생스럽게 찬바람 맞고, 오래 기다려서 겨우 구경할 수 있는 야경이라 명소가 된건가 싶기도 하고. 야경 본 날은 숙소에서 기절.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카를교에는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림이나 각종 장신구를 파는 현지 상인과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하루종일 붐빈다. 



카를교 곳곳에서는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특히 네포무크 동상 앞에는 더더욱 많다. 




동상 아래에는 2개의 부조가 있다.  왼편에는 바츨라프 4세와 그의 개이고 오른 편에는 순교하기 직전 다리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네포무크의 모습이다. 우리도 잠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가 부조 위에 손을 얹고 사진을 찍었다.



카를교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성인 동상이 요한 네포무크의 성상이다. 


카를교는 보헤미아의 왕 바츨라프 4세가 요한 네포무크를 처형한 곳이기도 하다. 왕비의 고해신부였던 요한 네포무크 신부는 바츨라프 4가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여 추궁하였으나 끝내 발설하지 않았다. 왕은 자신에게 말할 수 없다면 다른 생명에게 말하라 하였고 신부는 왕의 곁에 있었던 개에게 귀속말을 했다.  


결국, 네포무크 신부는 온갖 고문을 받다가 블타바 강에 던져졌다. 네포무크가 떨어진 자리에서 5개의 별이 떠올랐고 순교자의 시신을 건져낼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 십자가를 세우고 이후에는 동상을 세워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우리도 그 자리에서 소원을 빌었다. 

코젤 맥주 직영점. 시내 중심가에 위치, 접근성 좋고~ 카페 루브르와도 가까이 있다. 



음식 맛 괜찮고, 생맥주 맛있고, 프라하의 다른 음식점에 비해서 친절했다. 마음에 들어서 두 번이나 방문했음 :)

매장도 깔끔하니 좋으다~


첫번째 방문할 때는 굴라쉬와 치킨윙 그리고 맥주 각 두잔씩 총 4잔을 먹었다. 550코루나 


굴라쉬와 치킨윙. 


굴라쉬는 달달하고 약간 짜다. 함께 나오는 빵이 쫀득하니 맛있었다. 난 고기보다 굴라쉬 소스에 찍어먹는 빵이 더 좋았다. 소고기는 장조림과 비슷함. 원래 굴라쉬는 걸쭉하고 진한 스프형태로 나오는데 여긴 스테이크 소스 느낌이었음.  


치킨윙은 맛있다. 맛있긴 한데 한국 어느 치킨집에서 먹어본 듯한 익숙한 맛이다. 외국에 왔으니 한국에서 먹을 수 없는 이국적인 맛을 원한다면 치킨윙은 패스해도 될 것 같다. 그래도 치킨윙은 생맥주와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렸다. 맥주를 부르는 맛. 

     




두번째 방문할 때는 스비치코바, 소시지 그리고 맥주 4잔. 500코루나. 


스비치코바는 굴라쉬에 들어가있던 빵과 소고기에 생크림 그리고 라즈베리 잼을 곁들어 먹는다. 뜻 보면 저 조합은 대체 뭐지하고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의외로 잘 어울림. 달콤하기도 하고 시큼하기도 해서 함께 먹으면 소고기가 느끼한 줄 모르고 흡입하게 된다. 


소시지는 드레스덴 Kutscher schanke에서 먹었던 소시지보다 더 맛있게 먹었음. 함께 나온 빵은 푸석거려서 별로. 매콤시큼한 노랑색 고추와 소시지의 조합이 좋았고 코젤 생맥주와는 더 없이 잘 어울린다. 피순대 느낌의 소시지다. 





- 팁은 영수증 총액에서 5~10%정도 추가로 주면 된다. 잔돈이 많은 날은 10%보다 더 주기도 하도 없는 날은 조금 주기도 하고. 유럽에서는 서비스 금액이 음식값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팁을 반드시 내야 된다. 

음식점에서 얼마를 더 줘야 할지 매번 신경쓰게 되고, 많이 주면 많이 주는데로 아깝고 조금 주면 조금 주는데로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난 유럽의 팁 문화가 귀찮고 번거로웠다. 

프라하 관광의 핵심 포인트. 구시가지 광장에는 건물과 조형물 뿐만 아니라 공연하는 사람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 주소 : Staroměstské nám, 110 00 Staré Město, 체코

* 틴 성모교회 개방 시간 : 09:00~11:00 화~금 / 09:00~11:00, 15:00~17:00 목 / 월, 토, 일 휴무일 

- 개방 시간은 월별로 다를 수 있음.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하세요!!!

* 틴 성모교회 입장료 : 무료

* 18년 06월말 기준 천문 시계 공사 중 ㅠ


틴 성모교회 바로 앞 입장료 판매 부스처럼 생긴 곳에 현지인앉아 있음. 해당 부스는 여행사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틴 성모교회와 상관 없음. 많은 관광객들이 교회 입장권을 판매하는 줄 착각하고 낚이는 광경을 볼 수 있음. 무시하고 들어가면 됩니다!!! 무료입니다!!!




구시가지 광장에는 하루 종일 관광객이 바글바글하다.  발 하나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구시가 광장에서 바라본 틴성모교회 외관이다. 틴 성모교회 입장은 무료다. 유럽에서 워낙 많은 성당을 구경해서 그런지 틴 성모교회 내부에서는 큰 감명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무료니깐 :) 



14C 중반에 지어진 틴 성모교회 첨탑은 프라하 시내 어디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높고 독특하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체코에서 체류했던 기간(18년 6월말)에는 프라하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천문시계를 볼 수 없었다. 지금 천문시계는 보수공사 중. ㅠ



구시가 광장에서는 얀 후스 동상도 볼 수 있다. 마틴 루터보다 100년 먼저 활동한 종교개혁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성서를 모국어인 체코어로 번역하고 설교도 체코어로 했다. 유일하고 절대적인 성경의 권위를 설파하며 면죄부 판매, 성직을 매매하는 부패한 카톨릭을 비판한다. 모국어에 기반한 그의 종교개혁 운동은 민중의 지지를 받는다.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보헤미아 국왕인 지기스문트는 신변을 보장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얀 후스를 콘스탄츠 공의회에 소환한다. 황제의 약속을 믿고 참석한 얀 후스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이단 판결을 받고 화형에 처해진다. 


얀 후스가 화형당하자 얀 후스파와 카톨릭 간의 갈등이 깊어졌고 강경한 후스주의자들은 동료의 석방을 요구, 시청사를 습격해 카톨릭계 의원들을 창밖으로 던져버리는 제1차 창외 투척사건이 발발한다.  





프라하에 머물던 기간 내내 날씨가 흐리고 추워서 속상했다. 6월 말이라 날씨가 따뜻할 줄 알고 반팔 티셔츠만 잔뜩 챙겨갔다가 매일 똑같은 외투만 입었다. 6말 7초라고 해도 유럽 날씨는 어떨지 모르니 겉옷 몇개과 스카프를 구비해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성모교회라고도 불리고 프라우엔 성모교회라고도 말한다. 

* 프라우엔은 성모를 뜻한다. 



* 주소 : Neumarkt, 01067 Dresden, 독일

* 개방시간 : 10:00~12:00 / 13:00~18:00 월~금

주말은 교회 행사에 따라 개방시간 변동있음. 

* 교회 입장료 : 무료 

* 전망대 입장료 : 성인 8유로 / 학생 5유로

* 전망대 개방시간 : 10:00~18:00 월~토 / 12:30~18:00 일 (계절, 날씨에 따라 변동 있음)

* 내부 촬영 금지


1726년부터 짓기 시작해서 1743년에 완공되었으며 독일 개신교 교회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높이 96m, 무게 1만톤에 달하는 돔이 어지지대의 도움도 없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우뚝 존재한다


작센 주 출신의 신학자이자 16C 종교개혁을 이끌어내고 개신교를 싹틔운 마틴 루터의 동상이 교회 앞에 있다. 




루터는 당시 그리스어와 라틴어로만 되어 있던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였다. 덕분에 대중들은 성직자라는 중간자의 도움없이, 카톨릭의 폐쇄적인 교리나 해석에서 벗어나 성경을 직접 읽고 그 의미를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성서의 대중화와 지역별로 달리 쓰이던 독일어를 통일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런 업적으로 인해 루터의 동상은 주로 커다란 성경책과 함께한다.



프라우엔 교회는 2차 세계대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고 방치되어 있다가 통일 이후부터 복원이 시작되었다. 드레스덴에서 둘러본 교회 중에 가장 밝은 색 석조건물이었다. 재건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마련한 밝은색 벽돌이 전체 건물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파손 정도가 심각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테트리스 게임에서 쏜살같이 내려오는 블럭을 정신없이 배열하다 생겨버린 빈 공간처럼, 폭격이후 다행히 살아남은 몇 개의 파편이 건물의 빈 자리를 한 조각씩 매우고 있다. 






프라우엔 교회를 지나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길 끝자락에 있는 Kutscher schanke.  브륄의 테라스에서 도보 3분.


독일어 Kutscher는' 마부'라는 의미, 가게 이름답게 내부는 마차나 말과 관련된 소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 주소 : Münzgasse 10, 01067 Dresden, 독일

* 운영 시간 : 10:00~24:00 월~목, 일 / 10:00~01:00 금~토



구글 평점이 높은 만큼,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늦은 점심시간이라 테이블은 여유있었다. 대체로 손님응대가 불친절하다 또는 느리다는 블로그 글이 많았는데 난 괜찮았다. 애초에 유럽 음식점 종업원의 친절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고, 1시간 이상씩 느긋하고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음식 문화를 나도 현지인처럼 즐기고 싶었다. 


돼지고기 소시지(Boiled belly pork and small grilled sausage - 11.90유로) 와 감자 오믈렛(6.90유로)

그리고 생맥주 4잔 29.6유로 



독일 맥주는 정말 정말 맛있다. 동유럽 여행 중 이곳에서 마셨던 생맥주가 최고였다.

 

안주로 시켰던 삼겹살과 소시지 - 돼지고기는 두툼하고 부드러운 보쌈, 그리고 소시지는 피순대 느낌이었다. 소시지는 보기보다는 냄새가 심하진 않았으나 날 것 그대로의 식감이다. 가공육, 제품에 익숙한 나는 소시지가 특이하긴 했지만 맛있게 먹지는 못했다. ㅠ


감자오믈렛은 맛있었다. 중간 중간 씹히는 양파의 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부드럽고 단백했다. 



어마어마한 맛집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정도의 맛에 이 정도의 가격, 그리고 서비스, 적당하다고 생각했음. 

남편과 이러저런 수다도 떨고, 테라스에서 손님이 남긴 자그마한 하얀색 빵 한 조각으로 요기하는 참새도 구경하고, 몇 차례 급작스럽게 내린 소나기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벽에 걸린 안장과 등자, 식당 안 내부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면서 1시간이 넘도록 여유롭게 반주를 즐겼다.  



무조건적인 과잉 친절 서비스가 익숙해진 한국인에게는 유럽 음식점의 손님응대가 당황스럽고 불쾌할 수 있겠지만. 일종의 피해망상 또는 조건반사처럼 머리 속을 지배하는 동양인 비하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이 곳의 문화도 이해가 된다. 종업원의 입장에서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서도 인간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직원도 마음 속으로 내가 노예인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욕나오지 않고, 서비스 받는 고객도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서비스. 음식 맛있고 깨끗하면 되지 머.  

드레스덴에서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슈탈호프(Stallhof) 외벽에 그려진 '군주의 행렬'을 볼 수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크고 긴 벽화의 웅장함과 타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정교함에 감명받았다. 




작센지방을 다스린 영주- 베틴가문의 역대 군주를 연대기식으로 표현한 이 그림은 19C에 완성되었다가 손상이 심해지자 20C초 도자기 타일로 교체하였다. 역대 군주의 기마상과 과학자, 농부, 예술가가 함께 그려졌고 벽 위쪽은 연대기별 각기 다른 문장이 장식처럼 공간을 채우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슈탈호프는 다행히 건물이 무너지는 화를 면하여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중소지방 영주도 이렇듯 무소불위의 권력과 부를 가지고 가문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그리고 성대하게 기록했다. 인간의 자랑하고 싶은 욕구-허세는 기록의 역사와도 일치하는 것 같다. 

우리는 반나절의 시간도 소비하지 않고 쓱- 지나다니며 대충 구경하고 인증샷을 찍는 방식으로 역시 기록을 남기는 여행자일 뿐이지만 당시 이 벽화를 구상하고, 스케치하고 색을 칠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소비되었을지 상상조차 안된다.  




군주의 행렬 벽화를 지나 돌색과 검정색 중 검정색에 더 가까운 웅장한 대성당을 마주한다. 


크로이츠 교회가 작센주 최대의 개신교라면 카데드랄은 작센주 최대의 카톨릭교회다. 2층과 3층 난간에 설치된 거대한 석조 성인상이 무려 78개라고 한다. 건물 정면 1층에는 4대 복음 저자와 각각의 상징물이 벽 안쪽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마태오 - 아기천사, 마르코 - 사자, 요한 - 독수리, 누가 - 소) 18세기에 지어진 성당답게 바로크 건축 양식의 정수를 볼 수 있다(내부 사진 촬영 불가)


궂은 날씨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나이먹고 거의 손에 꼽을 만큼 예쁜 무지개도 구경할 수 있었다.





대성당 제단 위는 금빛 장식과 화려한 조각, 아치형 창문을 통해 밀려드는 햇빛, 그 웅장함에 감탄을 자아낸다. 방금 전에 구경했던 크로이츠 교회의 제단화가 수수하다는 표현에서 더 나아가 초라할 정도로 대성당 제단은 화려하고도 장식적이었다. 카톨릭과 개신교의 건축양식을 증명하는 것처럼 각각 화려함과 간소함이라는 대척점에 서있다. 




운이 좋게도 우린 오르간 연주도 들을 수 있었다 :)




대성당 맞은 편으로 보이는 젬퍼 오페라. 바그너의 초기작이 발표되었던 역사적인 장소. 



우린 당일치기로 놀러와서 공연을 보진 않고 오페라 건물 외부만 구경했다.



드레스덴 역에 도착하자마자 들이붓는 소나기,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온 머리카락이 얼굴로 돌진하고 분수대 물이 인도로 쏟아졌던  암울한 날씨, 우리 부부는 들이붓는 소나기 속에서 curry 24 가게 안으로 피신했다. 


크로이츠 교회와 구시가지 중간쯤 위치해 있다. 


* 주소 : Wilsdruffer Str. 24, 01067 Dresden, 독일

* 운영 시간 : 08:00~23:00 월~목 / 08:00~24:00 금 /  10:00~24:00 토 /  10:00~23:00 일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스탠드석에서 꿋꿋히 소세지를 드시는 분도 있었지만 우린 서둘러 가게 안으로 자리를 잡았다. 




호텔조식을 먹고 나오기도 했고, 전날 긴 비행 때문에 다음날 아침까지 속이 부글부글 ㅠ 우리부부는 CPM하나에 콜라만 추가해서 먹었다. 초딩 입맛인 나는 매운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관계로 매운 정도는 3단계로 했다. 



근데 정말로 안맵다. 스윗칠리소스 맛이다. 레벨 3은 단짠에 가까운 맛임!!

초딩 입맛인 나도 4단계까지는 별 무리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입맛이라는게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개인 취향이 있고 맛 표현이나 과장의 정도 역시 사람마다 다 다르니 맛집이라는 건 정답이 있을 수 없겠지만.

내 입맛에curry24는 과대 포장된 가게 중 하나다. 분명 현지인이 대부분이고 가끔 주문을 받는 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긴 하지만 내 입에는 평범했다. 한국 마트에서 파는 뽀득한 소세지에 칠리소스를 얹히고 카레가루를 뿌리면 될 것 같음. ^^;;;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드레스덴에서 꼭 들러야 하는 맛집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어른입맛, 매운 맛을 즐기시는 분은 레벨 4이상으로 시켜야 될 듯. 

프라하 중앙역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드레스덴. 작은 도시라서 하루면 관광명소를 모두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긴 비행으로 지친 몸과 정신이 채 회복되기도 전 프라하에 도착하고 바로 그 다음날 아침 드레스덴으로 출발했다. 

한적한 강가 어느 집 지붕에 꽂힌 독일 국기를 보고 국경을 넘었음을 실감했다.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을 수 있다니 신기한 경험이다. 

탁한 청록색 나무가 바람에 쉴새없이 흔들린다. 급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몇 차례를 만났고 또 그 덕분에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기차를 내리면 구시가지로 향하는 길목에서 처음 만나게 될 교회.


* 개방 시간 : 10:00~18:00 월~금 / 10:00~15:00 토 / 12:00~18:00 일

* 내부 입장 무료 

* 전망대 입장 : 성인 4유로 / 학생 2.5유로

* 사진촬영 금지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구시가지를 향해 걷다보면 첫번째로 마주하게 되는 크로이츠(Kreuzkirche)교회, 작센주 최대의 개신교 교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쏟아지는 폭격에 민간인 뿐만 아니라 역사적 의미를 담은 수많은 건축물까지도 힘없이 쓰러졌다.  

드레스덴에서 마주한 역사적인 건축물 대부분은 이렇게 얼룩덜룩한 외관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수백년의 시간과 상처를 몸소 체험하고 카톨릭과 개신교의 반목을 대변한 채로, 200년 전, 그 자리에 지금도 서있다.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화려한 성화나 조각상에 반대하고 성경을 중시한 개신교의 기본 정신을 대변하는 것처럼 수수하고 은은한 빛을 내는 십자가 성화가 흰색 회반죽 벽위에 돋보인다. 


성당 내부 사진 (구글사진 인용)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스 씨씨 황후가 그 의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나이에 결혼서약을 하고 평생을 그 서약에 책임지면서 살아야하는 당시 결혼의 부당함에 대해 편지를 썼다고 하는 것처럼. 난 끝까지 책임을 지지는 못했지만.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자마자 할아버지 성화로 세례를 받고, 영성체 의미도 잘 모르면서 복사를 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딱 그 나이까지만 집안 천주교 신자로서의 기대에 부응했다. 성인이 되자마자 미사도, 고해성사도, 밤마다 했던 깊고 조용한 마음의 기도도 멈추었다. 



약하고 무지하기 때문에 믿는다. 성인이 되고 난 누군가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만큼 합리적이기 때문에 더이상 믿지 않는다. 무신론자가 되었다. 그렇게 10년이 넘게 지났다. 다시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성당안 고요하고 거룩한 빛이 내리쬐는 따뜻한 나무의자에 앉아 고개를 들면 어릴적 미사 드렸던 시공간이 문득 떠오른다.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진다.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성과없이 근심걱정만 많아진 백수가 된지 6개월. 하루 종일 집에 숨어서 멍하니 창문 밖으로 바깥 세상을 바라보는 잉여인간, 또는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 나와는 정반대 성격을 가진 착하고 세상만사 걱정없는 초긍정의 아이콘 남편이 먼저 제안한 동유럽 여행. 


신혼여행으로 떠난 스페인이나 작년 여름 1주년을 기념해서 갔던 파리. 바쁘다는 핑계로 전~혀 아무 준비없이 떠났고 그 때문에 큰 감동이나 교훈없이 귀국했었다. 


이번 동유럽 여행은 남아도는 것이 시간과 공간-남편 출근 전 후로 오전, 오후 내내 나 혼자 남겨질 집-인 관계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근 1달간 맛집 검색, 관광명소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깨닫은 교훈 하나는 아는만큼 보이는 것. 그렇게 본 것이 기억 속에 오래 저장된다는 것. 그리고 감흥도 더 많다는 것. 


우리 부부는 6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약 2주간 프라하>드레스덴>빈>부다페스트 4개 도시를 여행했다. 

남편, 고마워요. 사랑해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Tips] 해외여행준비 어떻게 하시나요?  (0) 2018.10.22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불경기에, 사상최악 취업난에, 도쿄나 런던에 버금가는 고물가에. 

숨쉬는 데도 하다못해 마스크 살 돈이 필요한 살기 팍팍한 한국에서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아직 아기도 없고 남편과 나 둘 다 돈벌이를 하는 동안 경제적으로는 여유로웠다. 늘 시간에 쫒기긴 했지만 그래도 삼겹살 먹고 싶은 날 시간 불문하고 마음껏 먹고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고민없이 누렸지만.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라는 저 한 가지 이유 말고 이 직장을 다녀야 하는 내 안의 다른 어떤 이유도 결국 찾지 못했다.


마음은 업무와 회사, 동료들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가득했고 그럴수록 퇴근 이후의 시간도 각박하고 무료해졌다. 매사에 짜증과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고 내 마음속에 어떤 정신적인 여유로움도 남아있지 않았다.


뭐든 바꾸어야 했다. 내 마음가짐을 바꾸던지 아니면 탈출하던지. 


건전지는 닳아버렸고 다른 건전지로 교체하면 그만이다. 나는 이곳에서 건전지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 결국 널려있는 아무 건전지로 교체하면 그만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산적해 둔채로 거대한 톱니바퀴는 계속해서 굴러간다.


내 사표가 '피로스의 승리'라는 말처럼 실제로는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고 상처뿐인 승리인건지, 승리라는 말이 이 상황에 부적합한 것 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퇴사를 결정하기 전 내 안에서, 그리고 회사 안에서 수많은 전쟁을 치루었고, 그 전쟁터를 뛰쳐나온 나는 폐잔병인지 아니면 자유를 쟁취한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소한 그 군복은 벗었다. 그리고 어떤 의미로는 승리라고 생각한다.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누구의 득인가라는 문제는 차치해 두고 노동이라는 이름의 반대급부인 월급에 대해 잠시만이라도 집착을 중단하기로 결심했다. 6년간 쉼없이 일했으니 잠깐 쉬어간다고 해도 내 인생이 망가지는 것도 끝없이 추락하는 것도 아니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미뤄두고 쉴 수 있는 지금을 마음껏 즐기자.


사무실 안에서 전화에 치이고 메일에 쫒기면서 시간을 죽이는 대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하늘을 보면서 시간을 채운다.  연약한 줄 알았던 새싹이 얼마나 새파란지, 또 얼마나 강인한지, 길가에 의미없이 피어있던 꽃은 얼마나 붉고 선명한지 새삼 마음이 벅차 오른다. 

88p 콜랴는 '저 사람의 침묵 속에 경멸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에 이젠 진짜로 신경질이 나버렸다.


- 일상에서 경멸을 담은 침묵의 순간이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 또 앞으로 계속. 결국 내뱉지 않은 경멸감은 아무도 모른채로, 똑같은 상황과 시간이 반복된다. 침묵은 무지로 돌아온다. 함께 있는 시간이 공허하다. 


468p 카라마조프는 정말로 천성상 두 측면, 두 심연을 아우르기 떄문에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고 싶은 욕망이 자제할 수 없을 만큼 치밀어오를 때조차도 뭔가가 다른 측면에서 그에게 충격을 준다면 즉각 발길을 멈출 수 있습니다. 


484p 양심이란 이미 뉘우침을 뜻하는 것인데 자살자에겐 뉘우침이 있었을리 없으며 오직 절망만 있었습니다. 절망과 뉘우침 - 이 두가지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절망은 일체의 타협을 거부할 만큼 악의로 가득 찬 것일 수 있으며 따라서 자살자는 자기 목숨을 끊으려는 그 순간 자기가 평생 동안 질투해 온 자들을 두 배로 증오했을지도 모릅니다. 


505p "주피터여, 그대가 화를 낸다 함은 곧 그대가 옳지 않다는 뜻이로다."


-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나에 대한 이해     



15p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  일류사의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 한 사람의 희생으로 다음 세대가 구원받는다는 의미일까.   



171p 갈릴래아 카나의 혼인잔치 


- 루브르 박물관, 온 나라 사람들이 관람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다빈치 [모나리자]  전시실, 반대쪽 벽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었던 베로네제의 [카나의 혼인잔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서 이 작품이 떠오를 줄이야. 예수님은 고통의 순간만이 아니라 기쁨의 순간에도 인간과 함께하셨음을. 



379p 디오게네스의 등불 


-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소원을 묻자 "햇빛을 쬘 수 있게 비켜주세요"라고 대답한 일화로 유명한 디오게네스, 소비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현대인에게도 과연 적용될 수 있는 명언인지. 



476p 아무 죄도 없이 스스로를 파멸시킨 양반!


178p

"그는 자기가 나름대로 훌륭한 활동가가 될 것이라고 거의 믿고 있었지만, 그에게 몹시 애착이 있는 알료사는 자기 친구 라키친이 파렴치 할 뿐더러 스스로 그것을 전혀 의식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식탁 위의 돈을 훔치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자기가 대단히 정직한 사람인 양 철썩같이 믿고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181p

"바로 이래서지요. 사실, 그는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대신 내가 그에게 정말 파렴치하고 추잡한 짓을 하나 저질렀고, 그렇게 되자마자 곧바로 바로 이 때문에 그가 증오스러워지더군요."


- 우리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감정과 행동에 큰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반대로 타인의 용기와 헌신에 대해 자신에게는 일찍이 한번도 견주어 본적없는 드높은 잣대로 얼마나 간편하게 무시하고 비웃는지. 열등감으로 시작해서, 부러움과 시기하는 감정이 돋아나고 시간이라는 실타래가 얽히고 섥히면 종국에는 증오와 경멸이라는 감정으로 치닫는다.  



278p 발라암의 당나귀


- 살아가면서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내가 발라암의 당나귀를 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패배자의 핑계겠지만. 불합격으로 수많은 시간을 허비해버렸지만 그렇다고 내 인생이 실패한 건 아니니까. 힘든 시간은 지나가기 마련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는 가족이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고, 변함없이 아름다운 햇살이 있으니까. 내 생애 지금 이 순간과 나와 함께해 주는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해 주었으니까. 하나에만 열중하면 그 외에 나머지 것들, 어찌보면 삶에서 더 중요한 나머지 열개는 간과하기 쉽다.  


539p 너는 사람들이 너를 조롱하고 약 올리면서 너에게 '십자가에서 내려와 봐라, 그러면 우리는 네가 정말 그자라는 것을 믿게 될 것이다'라고 외쳤을 때도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네가 내려오지 않은 것은 이번에도 인간을 기적의 노예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기적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믿음을 갈망했기 때문이었다. 자유로운 사랑을 갈망했지 인간이 영원토록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위력 앞에서 불가항력적이고 노예적인 황홀에 빠지는 것을 갈망하지 않았던 것이다. ....

인간을 너무도 존경한 나머지 너는 마치 그를 더이상 동정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 꼴이 돼 버렸고 이는 인간으로부터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간을 자기 자신보다 더 많이 사랑했던 그자, 바로 그자가 말이다. 인간을 덜 존경했더라면 그래서 인간에게서 더 적은 것을 요구했더라면 이것이 더 사랑에 가까웠을 것인데 인간의 짐이 더 가벼웠을 테니까 말이다. 인간은 약하고 비열하다.


- 타인과 관계맺음에 있어서 과도한 기대와 존경은 큰 실망감으로 돌아온다. 

인간세계는 그렇다 치더라도 전지전능한 하느님은 인간을 대상으로 실망을 체감할 자격이나 있는걸까. 소설 속 이반의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역설적이게도 자유로운 믿음과 사랑이라는 것이 선천적으로, 본능적으로 불가능한 가엾은 인간에게 감당할 수 없는 짐만 떠안기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진 않았는지.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하고 끝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죽음을 맞는다. 


변신 전, 그레고르는 출장 영업사원으로 지속적이고 진실한 교류가 배재된 인간관계, 불규칙한 식사, 시간에 쫒겨 일하는 고된 근무환경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 그는 가장이었던 아버지의 빚을 갚기위해, 그리고 가족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노예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을 대변한다. 가족은 전적으로 그에게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그레고르에게 진심어린 교감이나 감사의 모습은 없다. 그나마 주인공과 가장 친근했던 여동생 그레테조차 소설의 후반으로 가면서 오빠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며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살인 또는 살충(?)을 언급하며 관계는 극단으로 내달린다.

그레고르는 인간의 언어능력을 상실하고 벌레의 소리로 고독하게 소리치며 외부세계와 단절, 가족의 몰이해 속에 끝내 무의미하게 죽음을 맞는다. 그의 죽음 후 가족들은 슬프고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 소설이 쓰여지고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의 삶 전체가 돈에 지배당하는 신자본주의 사회가 지속되고 있으니 자본주의의 생명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열심히 공부했고 버텨왔고, 직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여 매달 월급을 받으며 살아간다. 가끔 취업에 힘겨워하는 20대를 보며 나는 그나마 직장이 있어서 다행이구나 안일하게 안도를 느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 자리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언제까지 이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다른 누군가는 지속적인 밥벌이를 위해 퇴근을 하고서도, 어학공부에 업무 관련 자격증도 준비하고 운동도 하는데 난 너무 도태되어 있나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그렇게 치열하게 스팩에 공부에 중독되어 살아가야 하는건지. 

오로지 회사와 돈 때문에 현재의 내 삶이 몰살당하는 게 싫어서 더더욱 술과 (업무와 전혀 관련없는) 책을 탐닉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력을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은 얼마나 쓸모없는가. 얼마나 초라한가. "기능"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인간은 얼마나 고독한가. 

이 세상에 인본주의, 존엄성이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이게 현실이다. 사는 건 힘든 법이다라는 무책임한 꼰대들 말에 수긍하기 싫다. 우리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있지 않나. 열심히 하루종일 일해도 노후를 걱정하고, 평생을 개처럼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놓고 이런 말도 안되는 자본의 법칙에 순응하며 답습하란 건가. 


  



도구적 측면에서 예술의 7가지 기능(기억, 희망, 슬픔, 균형회복, 자기이해, 성장, 감상)과 4가지 가치(사랑, 자연, 돈, 정치)와 예술의 관계를 서술한다. 


알랭드보통의 통찰력과 세련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전시회나 박물관에서 내노라하는 작품을 보고 아무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어떤 감정을 느껴야 될지,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는 나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 책이다.  



"심리적 결핍으로부터 개인의 취향이 결정된다. 타인의 취향에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예술은 우리의 시간을 삶을 구원한다."


무심코 지나쳐버렸을 수없이 많은 빛나는 순간들, 무관심했던 사물과 감정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고, 보고, 느끼면서 이 시간을 통해 내 삶을 더욱더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든다. "과민한 방어체계는 궁핍함을 초래한다." 

살아가면서 공감하지 못하는 것, 동의하지 않더라도 열린 자세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최소한 필요한 것 같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적어도 인식이 궁핍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나아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식의 확장을 위해서.





- 앤설 애덤스 <사시나무, 새벽, 가을, 덜로리스리버캐니언, 콜로라도> 1937년.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떨어지는 나뭇잎 사이에서 우리 자신의 죽음을 관조하다"라는 코멘트도. 앙상한 겨울 나무는 처연한 마음, 슬픈 감정을 일깨운다. 조용하면서도 격렬하게. 오직 시간의 흐름이라는 자연 섭리는 세상 만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작용한다.  결국 나도 시간이 흘러가면 늙고, 병들고, 죽음이라는 종착점에 똑같이 다다를 것,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렇게도 쓸쓸한 한 장의 사진으로 평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어쩌면 나와 무관하다고 여겼던 시간의 무게를 성찰한 시간. 


정신분석 전문의인 글쓴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수용소에서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학대, 노동의 체험을 써내려간다. 잔혹한 운명을 탓하는 대신 그 운명을 인생에서 더 큰 성취를 얻기 위한 기회로 삼아 도덕적인 인간성, 실존을 발현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잔인한 운명을 탓하기보다 그 운명 또는 신이 나에게 무엇을 깨닫도록 원하는지 또 실천하길 바라는지 끊임없이 자문한다.  

"시련을 당하는 중에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 사람이며 어느 누구도 그를 시련으로부터 구해낼 수 없고 대신 고통을 짊어질 수도 없다. 그가 자신의 짐을 짊어지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기회이다."


홀로코스트, 카포, 아우슈비츠, 나치, 2차 세계대전- 내 일상에서 아무런 의미없고, 단순한 정의조차 알지 못했던 단어들이 주는 충격과 공포. 내 일상에서의 도덕적인 사고와 실천이란 과연 순수한 나의 의지일까, 환경이 결정하는 것일까. 외부 환경 변수에 간섭받지 않는 선한 인간성, 실존의 실현은 가능한 것일까. 선함에 대한 내 의지와 열망은 바람에 쉼없이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얼마나 연약한지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물론, 극소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 자존감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사례를 근거로 인간의 순수하면서도 강한 선한 의지, 생의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하고 있다. 환경, 조건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없지만 환경속에서 최소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있다고, 돼지가 될지 성자가 될지는 본인의 선택이라고. 

 "위협을 느끼는 대상 앞에서 어떻게 나 자신을 견고하게 유지할지 깨달을 때 우리는 성장한다." - 알랭드 보통


저자가 제시하는 예기불안과 과잉욕구에 대한 심리치료법도 흥미로웠으며 내 일상에서 실천가능한 영역인 것 같다. 


지금도 이라크 어딘가 사실 전세계 어디라도 끔직한 테러의 공포가 존재하지만 나는 정말 다행히도 한국이라는 공간과 휴전 중인 시대에 태어나는 축복을 받았다. 저자가 노동과 정신적인 학대의 체험을 적은 책장에서는 저자를 나로 대체하여 상상해 본다. 나로 하여금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고, 돼지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생(生)을 성취하게 하는 목적은 무엇일지, 꿈꾸는 미래는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분명한 건 회사는 아니고 ㅎㅎ, 당연한 결과지만 월급도 아니고, 하나씩 아닌 것들을 제거하고 나니까 머물 수 있는 공간과 남편과 가족이다. 그 사람들은 대체 불가능한 내 삶의 이유이고 목적이다. 


소유에 대한 욕심으로 삶을 낭비하지 말아야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생의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뻔하지만 변치않는 진리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해본다.

+ Recent posts